바야흐로 프랑스 입국 D-14 전...
우리 학교는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가 없는지라, 유학 준비할 때부터 그냥 프랑스 도착하면 집 구해야지 하는 무사태평한 마음으로 있었다. (야 진짜 대책 없네) 그런데 파리 입국 날짜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거주할 곳이 딱 정해지지 않으니 막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일단 임시 거주지를 구해놓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거주지이고 워낙 파리가 집 구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마음이 계속 편하지 않았다.
슬슬 연말도 다가오고, 11월부터 3월까지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아도 강제 퇴거가 불가능하니 집 매물이 없으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SeLoger에 내가 원하는 구역의 매물이 거의 없다...! 있다고 해도 월세가 너무 비싸...! "파리에서 집 구하는 법"으로 검색했을 때 다들 seloger, leboncoin, pap 또는 프랑스존 이런 사이트에서 집을 구했다는데 일단 나는 프랑스어도 못하고, 사기도 잘 구별 못하고, 세입자 프로듀스 101에서 A 등급을 받을 자신도 없었다. (대충 프랑스는 집주인이 세입자들을 쭉 보고 제일 맘에 드는 사람을 세입자로 들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없어도 해야 한다면 해야지 않겠는가. 어떻게든 해낼 생각으로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매물조차 많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이야... 진짜 큰일 났다 싶어 다른 방법이 없나 폭풍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찾으면 찾을 것이고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고 하였는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아래 블로그에서 사설 기숙사의 존재를 알게 됐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정부에서 주택난을 해소하고자 여러 사설학생기숙사를 설립했고, 이 덕에 학생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위치에 거주할 수 있다. 이 사설 기숙사는 "학생"이기만 하면 누구나 다 신청할 수 있기에 가난한 유학생들에게는 탁월한 선택지이다. 물론 나이 제한이 있는 곳도 있다. 꼭 학생이 아니어도, 젊은 근로자까지 신청 가능한 기숙사도 많다. 자세한 건 아래 블로그 참조.
https://blog.naver.com/vivaparis-korea/222037674993
사설 기숙사의 존재를 알고 난 뒤부터 파리의 기숙사 업체들을 뒤졌는데, 실제로 내가 신청한 기숙사들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파리의 사설 기숙사
1. Foyer Oasis – Espace Babylone (여성 전용)
http://foyeroasisespacebabylone.unblog.fr/
예... 여긴 일단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웹사이트 상태 보고 바로 백스텝 쳤던 곳이다. 하지만 정말 드물게 있는 한국인 리뷰를 보니 괜찮아서 신청했다! 위치도 괜찮고, 여성 전용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신청 방법은 oasis.babylone@gmail.com에 불어로 CV(이력서)와 Motivation letter를 보내면 연락이 온다! 한 번 써두면 다른 기숙사 지원할 때 같은 거 계속 쓰면 되니 하나 잘 써두도록 하자.
수요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혹 어떤 식으로 CV 작성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 템플릿을 만들었다. 진짜 별거 없어서 민망할 수준이지만 요긴하게 쓰이길.
Motivation letter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간단 자기소개 + 왜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싶은지 (프랑스에서 다닐 학교 지원한 이유 같은 거) + 왜 이 기숙사가 필요한지 (파리 집 값이 너무 비싸서 부담스러움! 이러고 썼다) + 나 잘 적응해서 살 수 있음을 어필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마약이나 술담배 안 해서 방 깨끗하게 잘 쓸 수 있다 등) + 봐줘서 고맙다는 끝 마무리 인사, 내 이메일 주소. 끝!
그럼 기다리다 보면 연락이 온다. 방이 있으면 첨부 파일로 아래의 서류들을 보내야 한다고 연락이 오는데 세상에 이 모든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아이고 번거로워라.
https://m.blog.naver.com/massena/220923606558
자세한 지원 절차는 위 블로그에 잘 설명되어 있다. 아무래도 이 기숙사는 프랑스어로 번역된 출생증명서라던가, 프랑스 은행 계좌 번호라던가 원래 프랑스 도착하면 준비하려는 서류들이 껴있고, 무엇보다 우편으로 이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보내는 것이 너무 번거롭다...
2. CLJT
유명한 사설 기숙사 업체라고 한다. 여긴 파리 내, 외 다양한 기숙사들이 있다. 신청하는 법은 간단한데, 우선 회원가입을 하고 사이트 안내에 따라 신청서를 쭉쭉 작성하다 보면 신청이 완료된다! 신청할 때 내야 하는 서류들이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여권, 비자, 학교등록증 또는 학생증(여기까지는 다 있어서 제출함), 프랑스 계좌, 프랑스 세금 고지서(둘 다 없어서 제출 안 함, 왜 제출 못하는지 이유 설명하는 칸이 있음), 그리고 보증인 서류(필수!) 보증인 서류는 Granteme나 Visale 서류를 내면 된다.
🇫🇷Visale 발급 방법이 궁금하다면? [Visale] 프랑스에서 보증인 구하기
3. ALJT
여기도 유명한 사설 기숙 업체라고 한다. 그런데 CLJT랑 이름도 흡사하고, 신청 사이트도 똑같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비슷해서 뭐지 싶었다. 여기도 위에서 적은 서류 다 내고, 답변을 기다렸다. 금요일에 신청해서, 다음 주 월요일이나 돼야 연락 오겠지 싶었는데 웬 걸 내 급한 마음을 아는지 토요일에 연락이 온 것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지역의 기숙사는 방이 없다는 소식... 이렇게 원하는 곳의 방이 없다면 다른 지역에 있는 ALJT 기숙사에 방이 있는데 찾아보고 연락 주겠다고 이메일이 온다. 만약 아무 곳도 방이 없다면 방이 없다고 연락 오고, 방이 있다면 이 기숙사로 서류들 제출하라고 연락 온다.
4. Residence Jerome Lejeune
https://agefo.com/residence/residence-jerome-lejeune/
여기는 15구에 있는 기숙사다. 위의 두 기숙사 하고 사이트 UI/UX는 다르지만 사이트에 개인 정보 쓰고, 개인 서류 제출하고 기다리면 연락이 온다. 첨부 파일로 서류를 주면서 여기에 있는 서류들을 준비해서 보내야지 최종적으로 신청이 완료된다고 이메일이 온다. 여기는 이메일로 보내는 서류들은 서류 처리 수수료가 있어서 띠용했던 곳.
후기
워낙 파리 행정이 빠르기로 유명하니(...) 그냥 맘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위 기숙사들 전부 빠르게 답신을 줬다. 2-3일 내에 모든 곳에서 방이 있다/없다 연락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지금 학기가 시작하는 9월이 아니다 보니 연락이 빨랐던 거 같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파리에서 집 구하기는 역시나 브로드 캐스팅이 답이라는 걸 느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미래 파리 유학생은 꼭 나처럼 다급하게 연락하지 말고 두 달에서 한 달 내지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연락하기를...! (근데 이렇게 살아도 어떻게 되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비자 서류는 다 공통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비자와 Visale/Granteme를 준비하고 신청하는 걸 추천한다. 이 두 서류를 미리 준비해 놔서 신청이 수월했던 거 같다. 또한 오간 이메일은 봇이 보낸 거 말고 사람이랑 대화한 건 전부 프랑스어로 소통했다. 영어로 보내도 프랑스어로 답변이 오는 프랑스 매직...⭐️ 그래서 이메일을 영어로 작성하고 프랑스어로 번역해서 소통했다. 또한 입주를 결정한 후에는 방 있다고 연락 온 모든 사설 기숙사 업체에게 "감사하지만 다른 곳에 방을 구했다. 기회를 줘서 고맙다. 당신의 도움? 매우 유익! 땡큐!"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야, 방 문제가 해결되니 이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다가오는 파리 생활을 진짜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 우리 모두 파리 생활 파이팅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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