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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ties/42Seoul

[42Seoul] 42 이너서클 돌파한 후기

by veggie-garden 2024. 10. 26.

24년 3월 1일, 42 inner circle 마지막 과제인 ft_transcendence를 끝냈다. (D+606)

그리고 3월 12일, exam 06을 통과해서 진짜로 멤버가 됐다. (D+617)

 

22년 7월 4일에 7기로 입과 했으니 장장 617일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 본과정 합격 메일을 적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본과정이 끝나 버렸다니......

 

이 사람의 피신 후기가 궁금하다면?

4️⃣2️⃣ [42Seoul] 7기 1차 라피신 후기

 

[42Seoul] 7기 1차 라피신 후기

📍무척이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같이 읽으면 좋은 글: [42Seoul] 42 서울 관련 소소한 팁 (+맛집 추천) 결과부터 말하자면, 합격했다....!7기 1차가 5월 6일에 끝나고

veggie-garden.tistory.com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42서울이 뭔지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42서울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크게 3가지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목차

  1. 무엇을 배웠나?
  2. 총평
  3.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배웠나?

짧게 "무엇을 배웠나"라고 소제목을 정했는데, 여기서는 내가 왜 42서울에 들어갔는지, 어떤 걸 배웠는지 등에 대해서 적으려 한다.

왜 42서울이었는가?

우선 학력제한이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IT 교육 과정들은 대부분 대졸자를 뽑거나, 아니면 경력자들 또는 전공생들이 많이 지원해서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나처럼 경력도, 지식도 없는, 아예 IT 쪽 생초보인 사람이 도전하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42서울에는 전공자들도 많지만, 나처럼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피신을 겪으면서 동료 학습 과정에 큰 매력을 느껴 42서울의 문을 2번이나 두들긴 끝에 42서울에 들어올 수 있었다.

42서울의 문화

그 덕에 42서울에는 다양한 배경과 출신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디자이너, 수영 선생님, 요리사, 게임 기획자, 사진작가, 이미 IT 쪽 경력이 있지만 더 배우고 싶어서 퇴사한 회사원, 은퇴하고 개발 배우러 오신 분들, 코로나 때문에 귀국한 유학생,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들까지, 정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여기에 있어 각자 다른 시각으로 개발을 바라본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42서울 생활이 정말 즐거웠던 것도 사람들 덕이 컸다. 42에서는 서로의 학교나, 나이나, 출신지를 물어보지 않는다. 친해지면 물어보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인트라 아이디(42측에서 입과 할 때 성과 이름을 조합하여 아이디를 만들어준다)로 호칭하여 대부분 서로 본명도 잘 기억 못 한다. 이 호칭이라는 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던지, 위계질서가 드러나는 호칭보다 서로 인트라 아이디로 부르니 나이에 상관없이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서로의 배경이 아닌,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여, 서로 공통된 관심사인 개발에 대해서, 24시간 개방된 클러스터에 원한다면 하루종일 붙어서 개발 얘기만 할 수 있으니 안 친해지는 것이 더 어려웠다.

동료학습

또한 "동료학습"이라는 이 특이한 학습법 덕분에 빠르게 유대감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42는 시스템적으로 무조건 서로에게 가르쳐주어야만 한다. 과제를 통과하기 위해선 무조건 3번 동료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평가자에게 과제에 대한 모든 설명을 해야 한다. 만약 평가지에서 요구한 대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통과할 수 없기에 필수적으로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다 얘기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이 과제를 한 사람이 평가자로 온다면 서로 과제에서 무엇을 제일 신경 썼는지 혹은 과제에 대한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어 좋고, 반대의 경우라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상대를 이해시키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평가란 서로를 공격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식 교류의 장이다. 그래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서로 돕고 도움받는 동료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42 사람들은 대부분 지식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고 또 도와주는 것을 즐긴다. (내가 봤던 중 제일 웃겼던 평가는, 평가를 하다가 너무 길어져서 피평가자와 평가자가 같이 저녁을 먹고, 밤 새 화기애애하게 과제를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기다가,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보며 평가를 종료하고, 같이 아침 먹고 퇴근한 경우도 봤다.)

 

또한 42는 교재도 없고, 교수도 없으며, 학비도 없다. 그 말인즉슨, 아무도 공부하라고 강요하거나 독촉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계속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면서 자기주도학습을 해야 한다. 나는 이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자기주도학습을 하다 보니 42 과제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이곳에 남게 되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지만 지원금 때문에 꾸역꾸역 남아있는 케이스도 있긴 하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같이 과제하는 것이 즐겁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깊이까지 내 스스로 어떻게 학습할지 조절할 수 있으니 이게 큰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 이긴 한데, 42는 학생들을 방목형으로 키우다 보니 스스로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은 많이들 강제성이 있는 곳으로 떠나갔다.

취업

42를 하고 나면 취업이 잘 되는가? 답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름"이다. 취업이 잘 되길 바란다면 다른 부트캠프를 가는 것을 추천한다. 42는 learn to learn이라고,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굉장히 중시하기에 어떤 특정 기술 스택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이 기술 스택은 공통 과정(=inner circle 또는 common core)을 끝내 정식으로 멤버가 된 뒤에, 아우터 서클(=advance course)에 진입하면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 과제를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는데 이때 배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42 과정만 쭉 따라간다면 자연스럽게 취직이 되진 않는다. 구직은 셀프...

 

나는 아직 취업을 안 했기에 42 과정이 취직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답은 못해주지만, 실제로 주변에 취직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42에서 한 과제를 깊이 파고 들어간 경험을 면접에서 잘 녹여낸 덕에 도움이 됐다던가, 현업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특정 과제가 있다던가, 42에서 배운 개발 태도라던가, 동료학습을 통해 동료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소프트 스킬, 비개발자들과 소통하는 법 등등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취업 잘 한 사람들은 짱 잘했음! 비전공자, 전공자, 반전공자 모두 포함)

 

프랑스에는 42의 위상이 굉장히 높기에 42 출신이라 하면 다들 알아준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대부분 42서울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런 상황에서, 42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본인의 재량에 달렸다.

총평

위에 기재한 것처럼 배우는 방법을 배웠고,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가진 게 없는 사람도 도전할 수 있었기에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42는 필수적으로 동료가 있어야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인데 지난 10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교육생을 선발하고 있지 않다. 동료가 있어야 하는 곳에 동료가 없다니, 개인적으로 42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국가의 결정이 많이 아쉽다.

 

만약 정말로 42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42경산이라고 대구시와 대구대가 협력해서 교육기관을 만들었다. 똑같이 42의 이름을 갖고 있지만 운영기관이 다르다. 경산의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시와 대학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세계에 여러 42 캠퍼스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다른 캠퍼스로 전학 가서 그 나라에서 생활해 보고픈 니즈가 학생들 사이에 있는데, 내가 바로 그렇다. 에꼴42, 즉 42 네트워크에서 본교(...?)와도 비슷한 학교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해 있는데 거기로 transfer를 준비 중이다. 그곳은 아무래도 10년 넘게 운영했다 보니 프랑스 내에서도 알아준다고 한다. 인턴쉽 같은 것도 에꼴42 학생이라면 구하기 쉽다고 들었는데, 직접 가봐서 경험해 볼 예정이다. 그리고 아직 어느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했는데, 가서 아우터 과제를 하면서 찬찬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간 후의 이야기들도 계속 블로그에 쓸 거니까 많관부!)

 

해외에서 유학하다 코로나로 인해 급작스럽게 귀국하고, 다니단 학교를 퇴학하여 앞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42서울을 만났다. 42서울 덕에 IT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갈 수 있었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2년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는 42서울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떠나보려고 한다. 42서울, 정말 고마웠어!

(D+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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